동네 목욕탕의 추억 : 신발장 열쇠와 빨간 바구니가 품었던 가족의 주말

옛날 목욕탕 썸네일

토요일 저녁이면 어머니는 비누와 때수건, 작은 샴푸 통을 빨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았다. 아버지는 수건 한 장을 어깨에 걸쳤고, 아이들은 목욕이 끝난 뒤 마실 음료부터 생각하며 뒤를 따라나섰다. 목욕탕 입구에 도착하면 가족은 남탕과 여탕 앞에서 잠시 갈라졌다. 신발을 벗어 번호가 적힌 칸에 넣고 받은 열쇠 하나가 그날의 작은 입장표였다. 뜨거운 김 속에서 한바탕 씻고 나온 가족은 … 더 읽기

동네 만화방의 역사와 추억 : 아날로그 만화대본소부터 만화카페까지

추억의만화방.골목만화방.옛날만화책 썸네일

학교가 끝나면 집보다 먼저 들르는 곳이 있었다. 골목 모퉁이의 미닫이문을 열면 종이 냄새와 오래된 장판 냄새가 한꺼번에 밀려왔다. 벽에는 만화책이 천장 가까이 꽂혀 있었고, 먼저 온 아이들은 책 한 권씩을 무릎에 올린 채 세상 조용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. “아주머니, 그다음 권 들어왔어요?” 가장 애가 타는 순간은 재미있는 대목에서 책이 끝났는데 다음 권을 다른 아이가 빌려 … 더 읽기

천장 네 귀퉁이에 모기장을 매고 온 가족이 잤던 추억의 여름밤

옛날모기장 썸네일

“빨리 들어와. 모기 들어간다.” 어머니가 모기장 한쪽을 살짝 들어 올리면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불 위로 기어들어 갔다. 마지막 사람이 들어온 뒤에는 늘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. 모기장 안에 따라 들어온 모기가 없는지 천장을 올려다보고, 희미한 날갯소리가 들리면 온 가족이 손뼉을 치며 한 마리를 쫓았다. 모두 잡았다는 확인이 끝나야 비로소 베개를 나누고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. 한낮의 … 더 읽기

한 집의 김장이 온 동네 일이 되었던 김장 품앗이의 순서와 지혜

온 동네가 함께한 김장 썸네일

늦가을 어느 집 마당에 배추가 산처럼 쌓이면 이웃들은 굳이 초대를 기다리지 않았다. 한 사람은 절인 배추를 씻고, 한 사람은 무채를 썰고, 또 다른 사람은 커다란 대야의 양념을 뒤집었다. 아이들은 심부름을 하고, 먼저 손이 빈 사람은 다음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. 오늘은 이 집 김장이지만 며칠 뒤에는 저 집 차례였다. 수십 포기의 배추를 씻고 양념을 버무리는 일은 … 더 읽기

컴퓨터 글씨가 없던 시절, 거리의 풍경을 디자인하던 간판화공의 붓끝 기술

손간판 썸네일

지금은 컴퓨터에서 글씨체와 색상을 고르면 간판의 시안을 단 몇 초 만에 만들 수 있습니다. 그러나 컴퓨터 조판과 대형 출력기가 없던 시절에는 가게 이름부터 전화번호, 그림과 장식까지 사람이 직접 붓으로 그려내야 했습니다. 당시 거리의 생동감 넘치는 글씨를 책임졌던 사람이 바로 ‘간판화공’이었습니다. 이들은 단순히 글씨를 잘 쓰는 기술자를 넘어, 가게의 업종과 건물의 위치까지 파악해 멀리서도 눈에 띄는 … 더 읽기